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노베나 · 9 일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드리는 사랑스러운 호칭으로, 18세기 독일의 한 성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 그림 속에서 성모님께서는 길게 늘어뜨린 끈에 맺힌 매듭을 하나하나 끈기 있게 풀고 계십니다. 이 신심은 초대 교회가 가르친 아름다운 진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곧 하와의 불순종이 단단히 맺어 놓은 매듭을, 마리아의 순종과 믿음이 풀어 주셨다는 것입니다. 깨어진 관계, 막혀 버린 앞날, 좀처럼 놓이지 않는 근심, 마음을 옭아매는 죄와 두려움 — 삶이 뒤엉켜 답답할 때, 사람들은 이 어머니께 달려갑니다. 성모님께서는 요술을 부리지 않으십니다. 다만 우리의 얽힌 끈을 당신 손에 받아 드시고, 우리와 함께 당신 아드님께 가지고 가십니다.
구일 기도(노베나)는 아홉 날 동안 드리는 기도로, 성령 강림 전에 사도들과 마리아께서 한마음으로 함께 기도하시던 그 날들을 본받는 것입니다. 이 기도는 하느님의 손을 억지로 움직이는 주문이 아니라, 신뢰와 인내의 길입니다. 아홉 날 동안 다시 돌아와 기도하며, 마음이 인내와 희망으로 빚어지도록 자신을 내어 맡기는 여정입니다. 이제 기도를 시작하면서, 그저 단순하고 정직하게 기도하여라. 모든 은총은 오직 하느님께서 주시며, 마리아께서는 네 곁에서 너와 함께, 너를 위하여 청하여 주신다.
일차 1 · 매듭을 어머니께 가져가며
뒤엉킨 삶에는 늘 첫걸음이 있단다. 그것은 매듭의 이름을 솔직히 부르는 일이지.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께서는 우리의 얽힌 처지를 외면하지 않으신다. 성모 영보 때 "예" 하고 응답하신 그분께서, 이제 너를 옭아매는 그것을 받으시려고 두 손을 내미신다.
오늘은 그저 네 어려움을 어머니의 손에 내려놓아라. 네 힘으로 먼저 풀어 놓거나, 보기 좋게 다듬을 필요는 없단다. 있는 그대로 가져가거라. 그러면 그분께서 너와 함께 그것을 아드님께 가지고 가신다.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저는 오늘 제 힘으로는 도무지 풀 수 없는 매듭을 안고 어머니께 나아갑니다. 자유롭고 신뢰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예" 하고 응답하신 어머니, 이 어려움을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에 받아 주시고 아드님 앞에서 저를 위해 빌어 주소서.
아버지, 지금 이 순간에도 무엇이 저를 옭아매는지 아버지께서는 다 보고 계십니다. 제 힘으로는 고칠 수 없기에, 숨김없이 아버지께 다 내어놓습니다. 마리아께서 제 곁에서 함께 기도해 주시니, 아버지께서 가까이 계심을, 제 삶의 그 무엇도 아버지 사랑 밖에 있지 않음을 믿습니다.
제 마음을 이미 다 아시는 아버지께 아무것도 감추지 않고, 이 구일 기도를 정직하게 시작할 용기를 주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2 · 신뢰하는 법을 배우며
마리아의 삶은 답을 알 수 없는 물음들로 가득했지만, 그분께서는 신뢰하셨단다. 베들레헴에서도 갈바리아에서도 모든 것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셨지만, 한결같이 "예" 하고 응답하셨지. 신뢰는 근심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하느님께 기대기로 선택하는 마음이란다.
오늘은 어머니께 그분의 신뢰를 가르쳐 달라고 청하여라. 모든 것이 괜찮은 척하는 신뢰가 아니라, 매듭이 그대로 남아 있어도 하느님을 굳게 붙드는 그런 신뢰를 말이지.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어머니께서는 불확실함과 슬픔의 긴 세월을 지나면서도 하느님을 신뢰하셨습니다. 이 어려움이 어떻게 풀릴지 미처 보기도 전에, 제가 어머니처럼 신뢰하는 법을 배우도록 저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주님, 제가 얼마나 빨리 모든 것을 제 손에 움켜쥐려 하는지, 얼마나 쉽게 두려움에 사로잡히는지 고백합니다. 당신의 섭리 안에서 쉬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당신께 희망을 둔 이를 한 번도 버리신 적 없으시니, 저도 이제 당신께 희망을 두고 싶습니다.
불안하게 움켜쥔 제 손을 풀어 주시고, 그 자리에 신뢰가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날마다 자라게 하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3 · 기다림 속의 인내
매듭은 한꺼번에 풀리지 않는단다. 성화 속 어머니께서도 긴 끈을 한 올 한 올 끈기 있게 풀어 가시지. 우리 마음은 빠르기를 바라지만, 은총은 흔히 더디게 일하신단다. 마리아께서는 아기를 위해 아홉 달을, 무덤 곁에서 사흘을, 약속을 위해 한평생을 기다리셨지.
오늘은 인내를 청하여라.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것 같을 때에도 멈추지 않고 기도하는 인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느님께서 일하고 계심을 믿는 그 인내를 말이다.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삶의 그 긴 세월을 그토록 인내로이 기다리신 어머니, 제가 기다림에 지쳐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흔들릴 때 저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버지, 저는 자주 당신께서 더디시다고 생각하지만, 당신께서는 결코 더디지 않으십니다. 제가 볼 수 없는 길로 일하고 계십니다. 이 기다림 속에서 제 마음을 굳건히 붙들어 주시고, 당신 은총을 앞질러 달려가거나, 응답이 늦어진다고 희망을 잃는 일이 없게 하소서.
인내야말로 신뢰의 한 모습이며, 당신의 때는 언제나 사랑의 행위임을 깨닫게 하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4 · 제 손을 떠난 것을 맡겨 드리며
어떤 매듭은 잡아당길수록 더 단단해진단다.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사람, 억지로 만들 수 없는 결과, 보장할 수 없는 앞날이 있지. 마리아께서는 십자가 아래에서조차 당신 아드님을 아버지의 뜻에 내어 맡기셨단다.
오늘은 네가 짊어질 몫이 아닌 무게를 내려놓아라. 내어 맡김은 패배가 아니란다. 네 손보다 훨씬 강하고 지혜로우신 손에 그 끈을 건네 드리는 일이지.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어머니께서는 십자가 발치에서 가장 사랑하시던 분을 아버지의 손에 내어 맡기셨습니다. 제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을 놓아 드리고, 움켜쥐며 제 자신을 더 아프게 하는 일을 그만두도록 저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주님, 제가 억지로 바꾸려 애쓰던 이 일의 모든 부분을 당신께 드립니다. 저는 다른 이의 마음을 바꿀 수도, 내일을 제 뜻대로 명령할 수도 없습니다. 당신께서 저보다 이 사람들과 이 나날들을 더 사랑하심을 믿으며, 그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맡겨 드립니다.
모든 것을 제가 좌우해야 한다는 짐에서 저를 풀어 주시고, 근심이 떠난 그 자리를 당신의 평화로 채워 주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5 · 용서와 치유를 청하며
가장 단단한 매듭은 흔히 우리 자신의 죄와, 남이 남긴 상처로 맺어진단다. 마리아께서는 우리가 풀 수 없는 것을 치유하시는 아드님의 자비로 우리를 이끄시지.
오늘은 어머니께서 너를 마음의 고백으로 데려가시도록 내어 맡겨라. 용서가 필요한 것들의 이름을 부르고, 네가 품고 있는 원망까지도 정직하게 꺼내 놓아라. 뉘우침과 용서가 있는 곳에서는, 사람의 어떤 노력으로도 풀 수 없던 매듭이 풀린단다.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죄와 상처의 가장 깊은 매듭이 풀리는 곳, 아드님의 자비로 저를 이끌어 주소서. 제 허물과 상처를 빛으로 가져가는 동안 저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자비로우신 아버지, 제가 저지른 잘못과 마땅히 해야 했으나 하지 않은 일을 용서하시고, 제가 아직 안고 있는 상처를 낫게 하소서. 당신께서 저를 아낌없이 용서하셨듯이, 저도 저에게 상처 준 이들을 용서할 은총을 주소서.
쓰라림이 제 마음을 옭아맨 곳에서 저를 자유롭게 하시고, 제 손이 닿지 않는 그곳까지 당신의 치유가 미치게 하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6 · 함께 얽힌 이들을 위하여
매듭은 결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란다. 그것은 우리를 다른 이들과 — 가족과 벗과, 심지어 우리에게 상처 준 이들과도 — 함께 묶어 놓지. 마리아의 사랑은 당신 자신을 넘어 엘리사벳에게로, 카나의 혼인 잔치 부부에게로, 십자가 위에서는 온 교회에게로 뻗어 나갔단다.
오늘은 네 기도를 넓혀라. 이 어려움 속에 너와 함께 얽혀 있는 이들을 들어 올리고, 그들을 위해서도 은총을 청하여라. 남을 위해 기도하는 사랑이, 조용히 매듭을 풀기 시작한단다.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어머니께서는 다른 이들의 필요를 마음에 품으시고 아드님께 가져가셨습니다. 이제 제 어려움에 함께 얽혀 있는 모든 이를, 특히 제가 가장 사랑하기 힘든 이들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주님, 이 일에 저와 함께 묶여 있는 이들을 축복하소서. 굳어 버린 마음을 부드럽게 하시고, 괴로워하는 이를 위로하시며, 우리 각자를 당신께 더 가까이 이끌어 주소서. 저 자신의 안도만이 아니라, 그들의 참된 행복을 청합니다.
제 기도가 그들 모두를 품을 만큼 넉넉해지게 하시고, 제가 닿을 수 없는 그 삶들 안에서 당신의 은총이 일하게 하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7 · 낙심을 넘어선 희망
이쯤 되면 어려움은 그대로인 것만 같고, 낙심이 기도는 소용없다고 속삭일지 모른단다. 마리아께서도 모든 약속이 사라진 듯 보이던 성토요일의 침묵을 아셨지. 그러나 주일이 왔단다.
희망은 그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하느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확신이란다. 오늘은 어머니께 네 희망을 지켜 달라고 청하여라. 눈에 보이는 결과 때문이 아니라, 네 기도를 들으시는 그분을 신뢰하기에 계속 기도하도록 말이다.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어머니께서는 성토요일의 어둠 속에서도, 침묵 가운데서도 아드님을 확신하시며 희망을 붙드셨습니다. 낙심이 저를 기도에서 멈추게 하려 할 때, 저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버지, 제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아무 변화도 보지 못할 때에도 당신께서는 신실하십니다. 빠른 결과가 아니라, 당신의 변함없는 사랑 안에서 제 희망을 새롭게 하소서. 제 조급함으로 당신의 일을 함부로 재는 일이 없게 하소서.
모든 의심을 넘어, 당신께서 제 기도를 듣고 계시며 이 기도가 결코 헛되지 않음을 믿게 하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8 · 평화 안에서 걸으며
매듭이 풀리기 전에도, 하느님께서는 평화를 주신단다. 처지에 좌우되지 않는 그런 평화를 말이지. 마리아께서는 은총이 가득하신 분이라 불리셨고, 그 은총은 큰 시련 가운데서도 고요하고 한결같은 마음을 그분께 주었단다.
오늘은 그 평화를 청하여라.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쉬는 고요함을 말이다. 흔히 평화가 먼저 찾아오고, 그제야 비로소 우리는 끈이 풀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게 된단다.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어머니의 마음은 하느님 안에 닻을 내렸기에 평화로이 머물 수 있었습니다. 세상이 줄 수도 빼앗을 수도 없는 평화, 아드님께서 주시는 그 평화를 제가 받도록 저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주님, 제 안의 폭풍을 잠재워 주소서. 어려움이 그대로 남아 있어도 당신의 현존 안에서 쉬게 하시고, 제 삶의 풀린 모든 실오라기를 당신께서 붙들고 계심을 믿게 하소서. 제 마음과 생각을 당신 안에 지켜 주소서.
무엇이 오든, 내일까지 안고 갈 만큼 깊은 평화를 주시어, 당신께서 제 곁에 함께 걸으심을 알게 하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9 ·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겨 드리며
마지막 날, 여정은 한 바퀴를 돌아 처음으로 이어진단다. 너는 매듭을 어머니께 가져가는 것으로 시작했고, 이제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겨 드리며 그분 손에 내려놓는단다. 어려움이 누그러졌든 그대로 남아 있든, 너는 신뢰하고 기다리고 용서하고 희망하는 법을 배웠단다.
마리아의 손길은 언제나 당신 아드님을 가리키신단다. 앞으로 무슨 일이 오든, 너는 결코 혼자 맞서지 않는단다.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이 아홉 날 동안 저와 함께 걸어 주시어 감사합니다. 이 구일 기도가 끝나는 지금, 모든 것을 다시 한번 아드님께 맡겨 드리며, 하느님의 어좌 앞에서 저를 위해 계속 빌어 주시기를 청합니다.
주님, 이 어려움과 제 삶 전체를 당신 손에 내려놓습니다. 매듭을 곧 풀어 주시든, 제가 아직 헤아릴 수 없는 길로 풀어 주시든, 당신의 선하심과 완전한 때를 신뢰합니다.
이제 당신께서 제게 무엇을 청하시든, 이 기도의 나날로 더 온유하고 더 신실해진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일 은총을 주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마침 기도
온갖 은총의 아버지, 이 아홉 날의 선물에 감사드리며, 날마다 제 곁에서 기도해 주신 매듭을 푸시는 성모 마리아의 사랑 어린 전구에 감사드립니다. 모든 좋은 것은 오직 당신에게서 오며, 아침마다 저를 다시 기도로 이끌어 신뢰하고 기다리고 용서하고 희망하도록 제 마음을 가르치신 것도 당신의 자비였습니다.
이 구일 기도가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믿음과 희망과 사랑 안에 굳건히 머무를 은총을 청합니다. 이 나날이 제 안에 시작하신 것을 잃지 않게 하소서. 응답이 더딜 때에도 신뢰하고, 길이 어두울 때에도 희망하며, 제 삶에 얽힌 모든 이를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의 완전한 때에 모든 매듭을 풀어 주시고, 매듭이 남아 있는 곳에서는 당신 안에 쉬는 평화를 주소서.
자비로우신 아버지, 저의 모든 지향과 제가 기도해 온 이들과 제 앞날 전체를 당신 손에 맡겨 드립니다. 당신께서 제 청을 들으시며, 제가 구하거나 헤아릴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넘어 저를 사랑하심을 굳게 믿습니다.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또 지금도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마리아와 함께 비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