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한 바오로 2세 구일기도
노베나 · 9 일
성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는 폴란드 바도비체에서 카롤 보이티와라는 이름으로 태어나, 전쟁과 점령의 어둠 속에서 신앙을 키우고 사제가 되신 분입니다. 1978년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 뽑히신 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리스도께 마음의 문을 활짝 여십시오"라는 외침으로 교황직을 시작하셨고, 이십육 년 동안 온 세상을 순례하며 젊은이와 가정과 가난한 이들 곁에 머무셨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는 사도였고, 1981년의 총격과 파킨슨병의 긴 고통마저 사랑으로 봉헌하신 분이기에, 오늘날 두려움에 짓눌린 이들과 고통 속에서 의미를 찾는 이들이 그분께 의탁하며 전구를 청합니다. 그분은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 한국 땅을 밟으시어 이 땅의 신앙인들과 깊은 정을 나누신 친근한 성인이시기도 합니다.
구일기도는 아홉 날 동안 한 가지 지향을 품고 끈기 있게 드리는 기도입니다. 이는 단번에 응답을 끌어내는 주문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천천히 하느님께 여는 인내의 여정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와 함께 아홉 날을 걸으며, 당장의 결과보다 하느님의 뜻에 대한 신뢰를 키우고, 조급함을 내려놓으며, 그분의 시간 안에서 평화를 배우게 되기를 청합니다.
일차 1 ·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교황직을 시작하시며 온 세상에 외치신 첫 말씀은 "두려워하지 마십시오"였습니다. 그것은 전쟁과 독재의 어둠을 직접 겪으신 분이 던지는, 단순하지만 깊은 위로의 외침이었습니다.
오늘 당신의 마음을 붙잡고 있는 두려움이 있습니까. 그 두려움을 억지로 없애려 애쓰기보다, 그리스도께 마음의 문을 조금 더 열어 보십시오. 이 구일기도를 시작하며, 두려움보다 큰 사랑이 당신을 감싸고 있음을 신뢰해 보십시오.
자비로우신 하느님, 제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두려움을 당신 앞에 내려놓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고 외치셨듯이, 저도 그리스도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하소서. 알 수 없는 내일 앞에서 흔들릴 때에도, 저를 사랑으로 붙드시는 당신의 손을 신뢰하게 하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성 요한 바오로 2세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2 · 젊은이의 벗이 되신 목자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세계 젊은이의 날을 시작하시어, 온 세상의 젊은이들을 모으고 그들의 눈을 바라보며 희망을 심어 주셨습니다. 그분은 젊은이들을 미래로 미루지 않으시고, "바로 지금"의 교회라고 부르셨습니다.
당신 안에도, 혹은 당신이 사랑하는 누군가 안에도 아직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꿈과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하느님께서 당신 안에 심어 두신 그 생기를 오늘 다시 신뢰해 보십시오.
생명의 주님,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셨듯이, 제 안에 잠든 꿈과 열정을 다시 일으켜 주소서. 제 마음이 두려움으로 늙어 가지 않게 하시고, 당신께서 저를 부르시는 그 길을 향해 용기 있게 나아가게 하소서. 제가 사랑하는 젊은 영혼들도 당신의 사랑 안에서 자라게 하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성 요한 바오로 2세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3 · 가정을 지키는 사랑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가정을 "사랑의 첫 학교"라 부르시며, 부부와 자녀의 유대를 깊이 존중하고 보호하셨습니다. 그분께 가정은 거창한 이상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헌신과 용서로 빚어지는 거룩한 자리였습니다.
당신의 가정에, 혹은 가까운 관계에 풀리지 않은 매듭이 있습니까. 오늘, 큰 변화를 바라기보다 작은 친절과 용서의 한 걸음을 내디뎌 보십시오. 사랑은 언제나 그렇게 작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사랑의 근원이신 하느님,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가정을 사랑의 학교로 지켜 주셨듯이, 제 가정과 사랑하는 이들을 당신의 보호 아래 맡깁니다. 서로의 약함을 견디고 용서하며, 매일의 작은 헌신 안에서 당신의 사랑을 배우게 하소서. 멀어진 마음이 있다면 화해의 길을 열어 주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성 요한 바오로 2세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4 · 하느님의 자비에 의탁하며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하느님의 자비를 온 세상에 전하는 사도이셨습니다. 그분은 하느님의 자비 주일을 제정하시어, 아무리 큰 죄와 상처 앞에서도 하느님의 자비가 더 크다는 진리를 모든 이에게 일깨우셨습니다.
당신의 마음 한구석에 스스로 용서하지 못한 잘못이 있습니까. 하느님의 자비는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넓고 깊습니다. 오늘, 그 자비의 바다에 당신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아 보십시오.
자비로우신 하느님,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당신의 자비를 온 세상에 전하셨듯이, 저도 그 자비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게 하소서. 제 잘못과 부끄러움을 당신 앞에 솔직히 내어놓으며, 저를 향한 당신의 용서가 제 죄보다 크다는 것을 믿게 하소서. 그 자비 안에서 다시 일어서게 하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성 요한 바오로 2세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5 · 고통을 사랑으로 바꾸며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생애 마지막 여러 해 동안 파킨슨병으로 몸이 굳어 가고 말마저 어눌해지는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그 약함을 숨기지 않으시고, 온 세상이 보는 앞에서 고통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끝까지 사명을 사셨습니다.
오늘 당신이 견디고 있는 아픔이 있다면,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성 요한 바오로 2세처럼, 그 고통을 무의미한 짐이 아니라 하느님께 바치는 사랑의 제물로 바꾸어 보십시오. 약함 속에서도 하느님의 힘이 드러납니다.
위로의 하느님,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병고 속에서도 당신을 향한 사랑을 거두지 않으셨듯이, 저도 제 고통을 당신께 봉헌하게 하소서. 약함이 부끄러움이 아니라 당신께 더 가까이 가는 자리가 되게 하시고, 견디기 힘든 순간마다 십자가 위의 예수님을 바라보게 하소서. 제 작은 고통이 당신의 사랑에 잇닿게 하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성 요한 바오로 2세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6 · 용서하는 마음의 자유
1981년,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성 베드로 광장에서 총격을 당해 죽음의 문턱에 이르셨습니다. 그러나 회복하신 뒤 그분은 감옥으로 직접 찾아가 자신을 쏜 이의 손을 잡고 용서하셨습니다.
당신의 마음에 오래 묵은 원망이나 상처가 있습니까. 용서는 잘못을 가벼이 여기는 것이 아니라, 그 무게를 하느님께 맡기고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일입니다. 오늘, 그 무거운 짐을 조금씩 내려놓아 보십시오.
평화의 하느님,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자신을 해친 이를 용서하셨듯이, 저에게도 용서할 수 있는 은총을 베푸소서. 제 마음을 짓누르는 원망과 분노를 당신께 맡기며, 미움 대신 평화를, 복수 대신 자비를 선택하게 하소서. 용서 안에서 참된 자유를 누리게 하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성 요한 바오로 2세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7 · 성모님께 모든 것을 맡기며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좌우명은 "온전히 당신의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삶과 교황직 전체를 성모 마리아께 봉헌하셨고, 총격에서 살아남은 것도 성모님의 보호 덕분이라 믿으셨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모든 것을 스스로 짊어지려 애쓰다 지칩니다. 오늘, 성모님의 손을 잡고 당신의 무거운 짐을 함께 들어 달라 청해 보십시오. 자녀를 잊지 않으시는 어머니의 마음에 당신을 온전히 맡겨 보십시오.
은총의 하느님,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자신의 모든 것을 성모님께 맡기셨듯이, 저도 제 삶을 성모님의 보호 아래 의탁하게 하소서.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려는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어머니의 손을 잡고 당신께 더 가까이 나아가게 하소서. 성모님과 함께 "온전히 당신의 것"이 되게 하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성 요한 바오로 2세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8 · 이 땅을 축복하신 순례자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 한국을 찾아오시어, 순교자들의 피로 적셔진 이 땅의 신앙을 기뻐하시고 백삼 위의 순교 성인을 시성하셨습니다. 그분은 멀고 작은 나라의 신앙인들도 결코 잊지 않으시는 보편 교회의 목자이셨습니다.
당신은 결코 잊힌 존재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름 없이 묻힌 작은 신앙까지 모두 기억하고 계십니다. 오늘, 당신을 한 사람 한 사람 알아보시는 그 시선 안에서 위로를 얻으십시오.
온 세상의 목자이신 하느님,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이 땅을 찾아오시어 순교자들의 신앙을 축복하셨듯이, 저의 작은 신앙도 기쁘게 받아 주소서. 제가 보잘것없게 느껴질 때에도 당신께서 저를 한 사람의 자녀로 기억하심을 믿게 하소서. 이 땅의 순교 성인들의 용기를 본받아 끝까지 당신을 증거하게 하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성 요한 바오로 2세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일차 9 · 감사 속에 모든 것을 맡기며
아홉 날의 여정이 끝에 이르렀습니다. 응답이 우리가 바란 모습 그대로 오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이 시간 동안 두려움을 내려놓고 마음을 하느님께 여는 법을 배웠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와 함께 걸어온 이 기도의 길을 감사로 마무리하십시오. 그리고 품어 온 모든 지향을, 우리보다 우리를 더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손에 온전히 내려놓으십시오. 그분께서는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것으로 응답하실 것입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홉 날 동안 성 요한 바오로 2세와 함께 기도할 수 있게 하신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이 시간 동안 제 마음에 부어 주신 신뢰와 평화에 감사드립니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그분의 외침을 마음에 새기며, 제가 품어 온 모든 지향과 사랑하는 이들을, 그리고 제 삶의 모든 길을 이제 당신의 손에 맡깁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전구로 저의 기도를 받아 주소서.
마음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지향을 하느님께 올려드리십시오.
아멘.
성 요한 바오로 2세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마침 기도
저희와 늘 함께하시는 하느님, 이 아홉 날의 기도 여정을 인도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전구에 힘입어, 저의 모든 지향과 근심과 희망을 당신의 자비로운 손에 온전히 의탁합니다. 제 뜻이 아니라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시고, 어떤 응답을 주시든 그 안에서 당신의 사랑을 알아보게 하소서. 두려움 대신 신뢰를, 조급함 대신 평화를 품고 끝까지 당신과 함께 걸어가게 하소서. 아멘.